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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욕해. 잘 들어줄게.

주화서

 Ju Hwaseo

18세   여자  |  166cm  |  58kg

10월 30일 생

Character

미리 말해 두건대, 주화서는 시비만 안 걸면 얌전하다. 어쩌면 괜찮은 대화 상대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나칠 사람이라면, 주화서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알지 못해도 상관 없다. 아래 사항을 알지 못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아이는 가만히 있는 사람을 무는 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무심한 냉소 ]

학교를 다니다 보면 꼭 한두 명은 볼 수 있는 학급 내의 자발적 아웃사이더. 세상 사람들은 신경쓸 게 없어서 다른 사람들 일에 여유롭게 오지랖 부리나 보지. 남의 일에 신경쓰는 것도, 남이 제 일에 신경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 소란이 발생하면 자리를 떠 버리고,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는 이어폰을 꽂고 주변과 자신을 온전히 차단한 후 엎드려 버리는 식. 사람들과의 관계에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려 하지 않는다. 학기 초에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명목으로 다가오던 몇 붙임성 좋은 학급 동기들도 이러한 성향의 벽을 뚫지 못하고 떠났다.

 

[ 이기적 독설가 ]

무의식에 주위 사람들보다 자신이 낫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또래들을 알게 모르게 세상 물정 모르는 애들 취급하는 식이다. 상대 기분 생각하지 않고 제 잘난 듯 툭툭 뱉어내는 말들이 쉬이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저와 상관 없는 사람인데 몇 마디 했다고 왜 저렇게 발끈하는지 모르겠다. 단어 선택이 지나칠 정도로 직선적이며 내뱉는 데도 망설임이 없다. 독설, 혹은 데드볼. 상처받은 네 잘못이지 말한 내 잘못이야? 주화서, 저 싸가지없는 년. 심심찮게 들었다. 이 정도 욕은 개의치 않는다. 네 앞가림이나 잘하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체육복 주머니에 손 꽂고 지나친다. 뒤에서 무어라 씹어뱉는 말이 거슬리지만 이미 귓가를 떠난 지 오래였다.

 

[ 비틀린 현실주의 ]

지극히, 지나칠 정도로, 현실적인 면모. 혹은 비관의 끝. 대통령이니 연예인이니 과학자니 하는 장래희망 다, 소용 없다. 요새는 스카이 나와서도 최저시급 받는다며. 돈 벌어야 해, 내 장래희망은 돈 많은 사람이야. 제대로 비틀렸다. 아,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지도 않을 거다. 개처럼 벌었으니 쓰는 것도 개처럼 써야지. 작년 담당 교사가 신경써서 마련한 진로상담을 단칼에 거절했다. 알바 갈 거예요. 야자 빼 주세요. 안 된다고 해도 그냥 빼고 간다. 공부, 해 올게요. 그러니까 보내 주세요. 여러 모로 골치 아픈 학생.

 

[ 악바리 ]

악바리 기질이 있다. 지독하고 영악하다. 공부도 아르바이트도 집안일도. 주관적으로 보나 객관적으로 보나 주화서는 매우 열심히, 더러는 악에 받쳐 살았다. 주화서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싫어하는, 혹은 증오하는 이들 모두가 인정할 사실이었다. 세상에는 내 몸보다 중요한 게 너무 많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죽을 힘을 다해서. 필요하다면 무엇이라도 했다. 무너져 있을 틈이 없다. 쉴 여유도 없다. 그래서 남의 일에 참견할 시간도 없었다. 가끔 그런 말을 한다. 나는 이렇게 살다가 인생 끝내지 않을 거라고. 열 여덟 살 입에서 나올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 외로움 ]

외로움 따위는 전혀 느낄 것 같지 않은데도, 그리고 본인도 남을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데도, 의외로, 정말 의외로 외로움을 탄다. 알고 있으나 인정하기 싫은 제 자신의 깊은 내면. 주화서를 이루는 많은 것들 중 유일하다시피한, 그러나 분명 존재하는 유약한 조각. 센 척하며 감춘다. 외로워하지 마, 어리광 부릴 시간 없잖아. 나는 철이 일찍 들었으니까. 홀로 남은 자신의 모습을 애써 외면한 채 자신을 다잡는 것에 익숙해졌다. 너희는 나보다 행복하잖아, 너희는 나보다 풍족하잖아. 너는 복에 겨운 거야. 드러내지 못하는 추악한 열등감은 전부 이 외로움에서 기인한 것이다. 주화서는 절대 이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도, 마주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체력

완력

민첩

​지능

가진 게 없으니 가지고 다니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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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ility

etc

죽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죽고 싶지는 않고
살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살았던 적 없고,
죽고 싶은데 누가 자꾸 살려놓는 거니
살고 싶은데 왜 목을 조르는 거야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아니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거 맞잖아
/오늘의 일기, 김박은경

 

조금 뻔한 이야기야. 볼 거야?

  1. [ 외모 ]
    01-1. 보는 사람 기준 왼쪽이 더 긴 언밸런스 단발. 조금 길었다 싶으면 칼같이 자른다. 머리숱이 많으나 건강한 머릿결은 아니다.
    01-2. 기 세게 생겼다. 종종 듣는 말이다. 눈에 띌 정도로 예쁘지도 않고 눈에 띌 정도로 못나지도 않은 이목구비. 눈썹을 붙인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속눈썹이 짙고 길다. 화장기는 없다.
    01-3. 줄이지 않은 교복에 재킷과 조끼는 간데없다. 체육복 재킷을 가볍게 걸쳐 입고 다닌다. 넥타이도 가끔 빼먹는 모양이지만 오늘은 잘 매고 온 듯싶다. 항상 조금 삐딱한 자세. 주머니에 두 손 찔러넣고 마른 두 다리를 휘적이며 걷거나, 오른쪽 다리가 위로 오게 다리를 꼰 채 턱을 괴고 수업을 듣거나, 오른쪽 다리로 짝다리 짚어 서 있거나.
    01-4. 적당히 살이 붙은 몸매. 큰 키와 긴 팔다리 덕에 실제보다 조금 말라 보인다. 꽤나 눈에 띄는 볼륨감, 
    01-5. 빈말로도 순하다고는 못 할 눈초리. 인상이 곱지 않다. 남을 다정하게 보기보단 매섭게 째리는 일이 많기에 더욱 그렇다. 
    01-6. 마른 입술 새로 내어지는 버석한 음성. 원래 목소리도 허스키한 편이지만, 유난히 목을 긁는 소리를 자주 낸다. 감기?
     

  2. [ 가족 ]
    02-0. 그 날, 비 오는 밤의 거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는 결코, 결코, 당신처럼 가난하게 살다가 죽지 않을 거야. 이게 내 인생의 한계일 리 없잖아. 그건 너무 억울하잖아......
     02-1. 어머니 장미희, 장녀 주화서, 아래로 일란성 쌍둥이인 두 동생 주화운, 주화연. 총 네 명의 가족.
     02-2. 가난하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교를 다닐 수 없을 것이다.
    02-3. 크게 부유한 편은 아니지만 넉넉한 친척 집의 방 하나를 빌려 넷이 살고 있다. 가뜩이나 서먹한 친척들에게 얹혀 사는 일가족의 존재는 눈엣가시. 눈칫밥 먹고 사는 인생이 너무너무 싫다.
    02-4. 아파트 근처 식당에서 새벽까지 주방 일하고 귀가하는 어머니. 가난은 어머니 탓이 아니지만 갈 곳 없는 원망은 터져나올 때마다 어머니를 향한다. 죄송해요, 엄마. 하지만 사랑하지는 않아요.
    02-5. 두 쌍둥이 동생을 유난히 아낀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 중 절반이 고스란히 동생들에게 들어갈 것이다. 가지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 학교에서 돈 내라고 하면 누나한테 바로 말해. 돈 때문에 눈치 보는 누나와 엄마 밑에서 자랐다고, 너희까지 구질구질하게 살 수는 없어. ... 가장 소중한 사람. 두 동생.
    02-5-1. 쌍둥이 중 형이 주화운, 동생이 주화연. 인근 중학교 1학년에 재학하고 있으며 주화서와는 세 살 차이가 된다. 둘 다 또래에 비해 성숙한 편. 학원 안 다녀도 알아서 공부 할 만큼 하고, 밤에는 고생하는 누나 안마도 해 주고. 누나, 내가 크면 돈 많이 벌어서 누나한테 예쁜 침대 사 줄게. 언젠가의 생일, 낡은 매트리스 위에서 화연이 속삭인 말에 그리도 쏟아지지 않던 눈물이 터져나올 뻔했다.
    02-5-2. 게임 안 하면 친구 안 껴준대. 주화서가 지갑 탈탈 털어 나온 만사천 원을 쌍둥이 손에 쥐어 준다. 이걸로 피씨방 가, 응. 라면은 바가지니까 먹지 말고... 다음 날부터 일주일 정도, 교실 청소 시간 삥땅쳐 알바하는 곳까지 걸어 다녔다.
    02-5-3. 너희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많이 사랑해, 언제나.
    02-6.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 어머니는 '장미희 씨'. 주화운은 '첫째'. 주화연은 '둘째'.
     

  3. [ 일과 ]
    03-1. 새벽 5시. 잠에서 깬다. 새벽부터 더운 물 쓴다고 보일러 켜면 숙모가 눈치줄 게 뻔하다. 그래서 샤워는 언제나 잠들기 전에 한다. 찬물로 세수와 양치만 대충 끝낸 채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선다. 최근에 시작한 새벽 우유 배달 아르바이트 덕에 수면 시간이 줄었다.
    03-2. 체육복 바지 위로 교복 치마를 입고, 체육복 바지를 벗는 것으로 환복은 끝이다. (스타킹을 안 신는 것은 찢어지면 새로 사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편리함의 문제다.) 시간에 맞춘 아침 등교. 자리는 창가 자리다. 수업 시간만에라도 햇빛을 보고 싶었는데 자리 배정이 잘 됐다.
    03-3.  수업 시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눈팔거나 자면 안 된다. 장학금 못 받으면 학교 못 다녀. 내가 왜 이 학교에 무리해서 왔는데. 남들보다 적은 공부 시간으로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는 이유는 노력에 더한 타고나기를 좋은 머리, 그것이 부모가 제게 물려준 유일한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2학년이 되며 오른 수업 난이도 덕에 최근 시험 성적이 조금 아슬아슬했다. 한계가 오는 중. 어떡하지, 다음 시험 땐 정말 아르바이트 잠시 빼야겠다......
    03-4. 야간자율학습을 빼먹는 날은 아르바이트에 일찍 가야 하는 날이다. 주 3일 정도. 아닌 날은 야자 1교시라도 할 수는 있다.
    03-5. 정확히 10시에 식당 아르바이트가 끝난다. (빌어먹을 청소년 근로법!) 집에 들어가서 두어 시간 공부하면 최종 취침 시간은 새벽 한 시에 가깝다. 부족한 수면시간. 두통이 자주 인다. 급식 덕에 밥이야 잘 챙겨먹고 있지만 휴식이 부족해 영 기력이 좋지 않다. 누적된 피로. 얼마 전에는 야간자율학습을 빼기 위해 교무실로 가다가 쓰러졌고, 그대로 그 날 아르바이트를 빼먹어서 잘렸다. 며칠 동안 오만상을 찌푸리고 다녔다.
    03-6.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이 때문에 휴일에는 일할 수 없다. (돈 더 벌 수 있는데! 간혹 구라 치고 단기알바도 뛰지만, 그게 성에 차겠어?) 부족한 수면 보충. 공부도 이 때.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03-7. 이렇게 살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버릴지도 몰라. 수능은? 대학은? 그럼 그 후에는? 아, 머리 아프다... ...

     

  4. [ 기타 ]
    04-1. 예측할 수 있겠지만, 학급 행사나 학교 축제에 관심이 없다. 개교 10주년 축제날이 바로 눈앞까지 닥쳐온 후에야 축제 준비로 분주한 아이들을 보고 축제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04-2. 최근 사흘간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의외로 관심이 많은데, 일요일에 동생 둘이 친구 만나러 사당역에 갔었기 때문이다! ... ... 아, 정말. 뉴스를 본 후 연락이 될 때까지 혹여 무슨 일이 생겼을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검은 피? 병원으로 이송돼? 다 필요없고, 내 동생들 귀가 물어뜯길 수도 있었잖아!
    04-3. 자린고비. 돈 아끼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녹아 있다. 스터디 플래너가 아닌 가계부를 가지고 다닌다. 휴대폰도 그 옛날 폴더폰. (사실 있는 것도 신기할 지경이다.) 교복도 졸업생에게서 물려받은 것. 학기 초의 가장 큰 고민은 문제집이다. 이걸 사, 말아?
    04-4. 급식이 아무리 맛없어도, (맛있는 날은 물론이다.) 반드시 바닥까지 싹싹 긁어 챙겨먹는다. 타고나길 좋은 체력도 아닌데 밥이라도 잘 먹어야지. 학교 정수기는 공짜다. 천국이다!
    04-5. 제일 잘하는 과목은 수학. 싫어하는 과목은 영어. 외국 갔다온 애들 이길 수가 없다.
    04-6. 특기, 아르바이트. 취미, 돈 생각하기. 진로상담서에 그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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